한형기 에스에이씨 대표(가운데)가 지난 4일 카자흐스탄 파블로다르주 에키바스투스시 철강산업단지 예정지에서 열린 협약식에서 아블카이르 스카코프 파블로다르 주지사(왼쪽), 세르게이 칸 MPI 회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에스에이씨 제공
충남 아산의 한 중소기업이 카자흐스탄에 20억달러(약 2조8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철강산업단지 건설사업을 수행한다. 지방 중소기업이 해외 대형 철강산단 개발을 주도하는 건 국내에서 처음이다.
철강 플랜트 제조기업인 에스에이씨(대표 한형기)는 카자흐스탄 미네랄프로덕트인터내셔널(MPI)이 발주한 600만㎡ 규모의 철강산단 개발사업을 20억달러에 수주했다고 5일 발표했다. MPI는 자국에서 석탄발전소 4개를 보유한 민영 발전회사다. 카자흐스탄 전체 전력의 30%에 해당하는 규모다. 에스에이씨는 MPI와 2027년까지 카자흐스탄 파블로다르주 에키바스투스시에 연간 16만t 규모의 합금철 공장과 연간 200만t 규모의 직접환원철(DRI) 공장 및 열연공장을 각각 건립한다.
산단이 본격 가동하면 연간 1000여 명의 고용창출 효과와 함께 철강 생산량 규모를 현재 세계 35위에서 10위권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회사는 철강산단 조성을 계기로 합금뿐만 아니라 열연제강, 직접환원철 등 여러 종류의 철강을 생산할 수 있는 종합제철소 건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내 대기업과 협력해 발전소와 철도 등 인프라 구축 사업도 수행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2012년 말레이시아의 합금철 제조회사 퍼타마와 1억5000만달러 규모의 플랜트 설비 공급을 수주해 2017년까지 현지에 합금철 전기로와 정련로를 성공적으로 설치한 바 있다. 2016년과 2018년에는 우즈베키스탄과 러시아에 각각 5000만달러와 2000만달러 규모의 합금철 플랜트 설비를 납품했다.
한형기 대표는 “해외 플랜트 설비 수행 경험을 토대로 5년간 카자흐스탄과 지속해서 협의한 끝에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주하게 됐다”며 “해외 철강산단 개발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국내 플랜트 제조기업의 기술과 경쟁력을 알리고, 국가 위상을 높이겠다”고 말했다.